[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14주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이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해제 결정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만6852명으로 지난 9월14일(9만3949명) 이후 90일 만에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말 시작된 겨울 재유행은 11월 중순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이달 초까지는 다소 감소하거나 주춤했는데, 5일부터는 다시 전주 대비 증가세로 돌아서며 다시 확산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6만1750명으로 직전주 같은 기간(11월30일~12월6일) 5만3939명보다 7811명(14.5%) 증가했다.
코로나19 중환자와 사망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 대비 18명 늘어난 460명으로 지난달 19일부터 25일째 400명대를 이어갔다. 사망자는 직전일보다 1명 줄어든 29명이었지만 최근까지도 연일 40~50명씩 발생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일시적인 감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날 기준 전국의 중환자 병상 1639개의 가동률은 34.7%, 중등증 병상은 23.8%이다.
정부가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날 0시 기준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60세 이상 대상자 기준으로는 25.4%, 감염취약시설 대상자는 39.6%, 면역저하자는 21%로 집계됐다. 18세 이상 대상자 대비 접종률도 누적 9.9%에 그쳐 아직 10%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새롭게 출몰하는 변이 바이러스도 유행 확산의 변수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점유율 81.1%를 보였던 BA.5 변이가 11월 말에는 67.8%로 줄어든 대신 BQ.1.1과 BN.1 변이가 각각 6.0%, 13.2%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겨울 추위로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이 조성되고 연말 모임 등이 증가하면서 확진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15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열고, 오는 26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의견수렴을 거쳐 연내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향후 실내마스크 착용을 권고 및 자율로 전환하되, 고위험군이 많이 이용하는 필수 시설은 착용 의무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의무 해제 시점은 신규 확진자 수,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발생 추이, 방역대응 역량 등을 고려해 판단하기로 했는데 이들 지표가 모두 불안정한 만큼 최종 해제 결정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는 필요하다면서도 자칫 이로 인해 방역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내마스크 해제 논의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상당수 국민들에게는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도 이같은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교수는 이어 "고위험군 60대 이상의 접종률이 3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선 마스크 해제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높일까를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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