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올해 50대 여성' 선정된 한국계 앨리스 민수 천

'파친코' 이민진 작가와 함께 포브스에 이름 올려
태양광 랜턴 '솔라펍', 끈 없는 마스크 등 발명

태양광 충전 방식 랜턴 '솔라펍(Solarpuff)'을 개발한 앨리스 민수 천(왼쪽) / 사진=앨리스 민수 천 트위터 캡처

태양광 충전 방식 랜턴 '솔라펍(Solarpuff)'을 개발한 앨리스 민수 천(왼쪽) / 사진=앨리스 민수 천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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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미 경제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50세 이상 여성 50인' 명단에 두 명의 한국계가 이름을 올렸다.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와 기업가 앨리스 민수 천 최고경영자(Alice Min Soo Chun, CEO)다. 기업인이자 발명가인 천 CEO는 끈 없는 투명 마스크, 태양광 충전 랜턴 등 기발하면서도 저소득층의 삶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발명해, 기업가로서도 사회 활동가로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인물인 천 CEO는 1965년 한국에서 태어났다. 건축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를 둔 그는 3살이 된 해인 1968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고,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천 CEO는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를 졸업한 뒤 콜롬비아 대학에서 소재 공학과 건축 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원에 다니던 당시 그의 연구 과목은 태양광 에너지 저장 수단이었다. 특히 그는 태양광 에너지를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고자 했다.


2010년 아이티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현지인이 식수 전기 등으로부터 단절되자 천 CEO는 어떤 재난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솔루션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런 고민이 맺은 결실이 바로 2011년 발명된 '솔라펍(Solarpuff)'이다. 종이처럼 접었다가 언제든 정육면체 모양으로 펼칠 수 있는 입체 블록 안에 태양광 충전 방식의 LED 장치를 삽입한 제품이다.


전기가 없는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높은 휴대성까지 갖춘 솔라펍은 재난 상황, 난민 캠프 등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 사진=솔라이트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전기가 없는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높은 휴대성까지 갖춘 솔라펍은 재난 상황, 난민 캠프 등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 사진=솔라이트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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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전기가 없는 환경이라도 불을 밝힐 수 있고, 평소엔 접어 보관할 수 있으므로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았다. 특유의 우아한 디자인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흥미를 끌었다.

솔라펍은 공개 이후 재난 현장, 개발도상국 등에서 활발히 이용됐다. 천 CEO는 솔라펍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15년 사회적 디자인 기업 '솔라이트 디자인'을 공동 창업했고, 현재까지 CEO로서 기업을 이끌고 있다.


씨어스95(SEEUS95) 투명 마스크. / 사진=씨어스95 홈페이지 캡처

씨어스95(SEEUS95) 투명 마스크. / 사진=씨어스95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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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CEO의 '사회적 혁신'은 솔라펍에서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끈 없는 N95 필터 탑재 투명 마스크 '씨어스95(SEEUS95)'를 발명했다. 이 마스크는 덮개 부분을 투명하게 만들고 접착식 소재를 사용해 귀에 끈을 걸칠 필요를 없앤 제품으로, 청각장애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설계됐다고 한다.


천 CEO는 솔라펍을 발명해 개도국 이재민, 난민을 도운 공로로 2018년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인류를 위한 특허상'을 받았다. 그가 디자인한 제품은 뉴욕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전시관 'MoMA'에 전시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천 CEO는 태양광 랜턴, 마스크 등 자신이 만든 제품의 수익의 10%를 비영리 파트너 및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등 사회적 환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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