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증시 산타없다…짐싸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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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글로벌 금리 인상, 경기 위축 등으로 올해 '산타랠리'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서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타랠리'는 통상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이듬해 초까지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증시 한파에 투자자 예탁금도 2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8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6조67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과 비교해서는 약 30% 가량 줄어든 수준이고, 지난 10월에는 50조원선 마저 무너졌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47조7863억원)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저치다.

투자자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계좌에 남겨둔 돈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투자자 예탹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음을 의미해 통상 주식 투자 열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투자자 예탁금과 더불어 대표적인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8일 기준 CMA 잔고금액은 59조5974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8.59% 감소했다. 전월말(11월)과 비교해서도 3%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1월3일 기준 CMA 계좌 잔액은 69조1867억원 규모로 약 1년 새 10조원 가량 줄어든 셈이다.


투자자들의 투심이 꽁꽁 얼어붙은 데는 역시 고금리 때문이다.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50bp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주식 투자로 얻게될 투자 수익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에 묻어두는 쪽이 수익성이 낫다는 판단에 증시에서 빠진 돈이 은행으로 흡수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상승장일 때 개인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도 줄었다.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거래 융자잔고도 전년말 대비 약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2월8일 기준 빚투 규모는 17조원대로, 지난 10월 16조원대에서는 소폭 늘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간 내 연말 랠리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최근 Fed 인사들은 긴축 속도 조절 발언에 시장은 안도했지만 여전히 금리 인상이 진행 중인 점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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