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핵심예금 이탈 가속화…저원가성 수신 비중 '뚝'

저원가성 수신 5개월 연속 감소…비중 40% 아래로 떨어져
핵심예금 이탈 가속화로 은행 조달비용 상승 불가피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은행의 수익성 기여도가 커 핵심예금으로 꼽히는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은행들의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저원가성 수신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6월 말 대비 136조원 줄었다. 이에 저원가성 수신 비중은 39%로 축소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정기예금은 지난달 28조원 증가해 201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 수신 내 비중이 42%로 올라서며 두 달 연속 저원가성 수신 비중을 추월했다.


저원가성 예금은 원가가 낮은 예금으로, 은행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 은행 수익의 핵심으로 꼽힌다. 저원가성 예금 금리는 연 0.1% 수준으로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은행은 조달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지속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저원가성 예금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경기침체와 증시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투자처를 잃은 시중자금이 급격하게 은행 정기 예·적금으로 유입되면서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빠르게 줄었다. 당초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올해 말 40%대 초반, 내년에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미 지난달 30%대로 하락하면서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은 급격한 포트폴리오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달비용률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요청으로 인해 예금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증시나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정기 예·적금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쉽사리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은 은행들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그동안 저원가성 예금 이탈에 대응해 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채권시장 자금경색 이후 은행채 발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결국 은행들의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융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자본력, 수익력 등을 고려해 볼 때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이탈해 고금리 예금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금융안정위험은 또다시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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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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