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품는 LG유플러스…"OTT는 방송시장 미래"

경영권 인수 세부 협상 중
82만명 사용자 확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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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LG유플러스가 IPTV 사업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전환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적자로 경영이 어려워진 토종 OTT 업체 '왓챠' 인수에 나선다. 국내 OTT 업체 1위인 티빙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방송 시장의 미래는 OTT에 있다는 판단으로 적자 시장에 오히려 투자를 집중하고 나서고 있다.


왓챠 경영권 인수 나선 LG유플러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왓챠 경영권 인수를 놓고 가격 등 주요 사항을 마무리하고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왓챠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5000억원까지 거론되던 왓챠의 기업가치는 투자 전 기업가치(프리밸류) 기준 300억원대까지 내렸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자 수 감소가 이어졌고, 영업손실 폭도 커져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여건도 나빠져 후속 투자유치도 실패했다. LG유플러스로서는 외형적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필요한 회사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기회인 셈이다.

협상이 순항하면 LG유플러스는 왓챠의 82만명 사용자(11월 말 기준)를 확보해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반을 갖추게 된다. 3분기 기준 1947만3000명의 LG유플러스 무선 가입자에게 왓챠 서비스를 제공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콘텐츠 플랫폼 확장, 자체 콘텐츠 제작에 주력

LG유플러스가 생사기로에 서 있던 왓챠에 손을 내민 건 콘텐츠 플랫폼 확장을 위해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8일 플랫폼 중심의 '유플러스 U+3.0' 시대를 선포한 후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 대표는 통신기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놀이 플랫폼, 성장케어 플랫폼, 웹(web) 3.0 플랫폼을 '4대 플랫폼'으로 제시했다. OTT 사업 확대는 놀이 플랫폼에 해당한다. 인터넷TV(IPTV)를 여러 OTT를 편하고 쉽게 보는 OTT TV로 바꾸고, 자체 콘텐츠 제작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OTT '아이들나라'를 출격시켰다. '아이들나라'는 2017년부터 IPTV 가입자에 제공되던 키즈 교육 콘텐츠 서비스다. 누적 이용자 수가 6100만명에 이른다. 이를 월 구독료만 내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게 OTT로 독립시켰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가입자를 5년 내 10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고객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동글형 셋톱박스인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 TV(4K)(이하 U+크롬캐스트)를 국내 독점 출시하기도 했다. U+크롬캐스트는 4K 화질을 지원하는 최신 기기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국내 정식 발매 제품이다. 복잡한 배선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과 다양한 OTT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편의성, 4K 돌비 비전·애트모스 지원 기능 등을 갖췄다. U+크롬캐스트는 IPTV 서비스인 U+tv가 제공하는 270여개 실시간 채널과 27만편의 주문형비디오(VOD)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OTT 서비스 낮은 수익성은 숙제

토종 OTT의 수익성 악화는 LG유플러스에도 숙제다. 왓챠는 지난해 24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웨이브와 티빙(합병 전)도 각각 558억원, 76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3개 OTT의 영업 손실 총액은 1500억원 규모다.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5배 증가했다. 콘텐츠 수급 비용이 매년 늘고 있어 구독료 수입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왓챠는 구독자 수를 지키기 위해 웹툰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5년 내 비통신 사업 매출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통신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왓챠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면서 "OTT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 1위 넷플릭스도 광고 기반 요금제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얼마나 차지할지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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