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스크' 종로시민 생각은 "코로나 끝났나요?"

코로나19 마스크 착용 3년…정부 자율 착용 검토
종로에서 만난 시민들 "다들 쓰고 다닐 것"

정부가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을 자율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 약국거리에서 만난 약사들은 자율 권고 이후에도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을 하고 다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정부가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을 자율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종로 약국거리에서 만난 약사들은 자율 권고 이후에도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을 하고 다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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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코로나 다 끝났나요? 무조건 쓰고 다녀야죠."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율적으로 착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 약국거리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자율이라도 다 쓰고 다닐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약국 인근에서 만난 60대 초반 김모씨는 "밖에서 마스크 쓰는거, 자율로 했는데 지금 다 벗고 다니나"라고 되물으며 "실내마스크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회사원 김인식씨(34) 역시 "코로나가 아직 끝난 게 아니지 않나"라면서 "독감 위험도 있고 마스크는 꼭 쓰고 다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은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일을 한다며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밝힌 시민도 있었다. 가게 창고 정리를 하는 박모씨(54)는 "저는 일이 이렇다보니 짐을 나르고 계속 밖으로 가게로 다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저뿐만 아니라 저처럼 밖에서 일하는 분들은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닐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마스크 착용 자율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자신을 영업직이라고 밝힌 40대 남성 소상공인은 "코로나로 일에 많은 지장도 있었고 무엇보다 (코로나) 확진 되면, 일에 큰 차질이 생기니까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자율로 바뀔 것 같은데, 코로나 확진자들이 또 나와서 일에 지장이 있는건 아닌지 솔직히 좀 불안하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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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1월 3일부터 이뤄졌다. 이에 앞서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1월부터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부에서는 미인증 마스크를 KF94 마스크로 속여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하는 등 '마스크 오픈런'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당시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사러 온 손님들을 대응하느라 약사들 사이에서는 '너무 힘들다'라는 한탄도 나왔다. 그러나 차츰 공급과 수요가 안정화되고, 어색했던 마스크도 착용한지 벌써 3년이 흘렀다. 약사 박모씨(50대)는 마스크 착용하고 일하는 게 힘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라면서 "고생은 국민들이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에도 국민은 이제 알아서 잘 쓰고 다니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약사 역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겨울에는 독감도 있어 아무리 자율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다 쓰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힘들긴 했지만, 마스크를 이젠 다 쓰고 다녀서 자기 건강에 많은 예방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식당가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식당가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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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자율로 전환하되 고위험군이 이용하는 시설은 의무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자들이 이용하는 요양시설을 비롯해 병원과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의무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실외마스크의 경우 지난 9월26일부터 의무가 아닌 착용 권고다. 다만 고령층 등 고위험군 및 고위험군 밀접접촉자 등은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향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권고 및 자율 착용으로 전환하되 고위험군이 많이 이용하는 필수시설의 경우 착용의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병기 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해외 주요 국가 사례를 봤을 때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대중교통에서도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시설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5일과 26일 열릴 예정인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서 연내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관련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의무 해제 시점은 신규 확진자 수, 위중증·사망자 발생 추세, 방역대응 역량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다만 구체적인 지표는 설정하지 않고 유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기로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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