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화첩 반환 견인한 선지훈 신부 은관문화훈장

신탁근 전 온양민속박물관장도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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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화첩을 국내에 들여온 선지훈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서울분원장이 은관문화훈장을 품었다.


문화재청은 8일 한국문화재재단 민속극장 풍류에서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을 했다. 문화유산 보존·연구·활용에 일조한 이에게 주는 영예다. 올해 수상자는 문화훈장 다섯 명, 대통령표창 네 명과 단체 두 곳, 국무총리표창 한 명이다.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선 원장은 가톨릭교회 수도승 수도회인 성베네딕도회 소속 왜관수도원 성직자다. 독일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발굴하고 보존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대표적인 문화재는 독일 상트오틸리엔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 원장이 1911년과 1925년 방한해 수집했다고 알려진 정선의 화첩. 선 원장은 1990년대부터 왜관수도원을 설득해 2005년 영구대여 방식의 반환을 끌어냈다. 2014~2015년에는 100년 전 식물표본 420점과 17세기 익산 지역의 호적대장, 2018년에는 국내 최초의 양봉 교재인 '양봉요지'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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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립박물관 발전의 토대를 닦은 신탁근 전 온양민속박물관장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47년간 민속유물 분야에 투신한 권위자다. 전시 유물 목록의 틀을 새롭게 제시하고 문화상품을 개발해 박물관의 대중화를 견인했다. 무형문화재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유산의 유네스코 등재도 유도했다.


보관문화훈장은 자격루를 복원하고 전통 과학기술 연구에 일조한 남문현 건국대 명예교수와 사라져가는 전통 옹기를 전통 방식 그대로 복원시킨 김일만 옹기장에게 돌아갔다. 지역사회의 전통문화 계승과 통합에 기여한 김귀엽 부산시 무형문화재 구덕망깨소리 보유자는 옥관문화훈장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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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궁중음식을 체계화하고 널리 알린 한복려 국가무형문화재 조선왕조궁중음식 보유자와 김쾌정 허준박물관장, 정문길 경북 무형문화재 와장 보유자 등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두 점이 한국에 무상으로 기증되도록 노력한 니시모리 시오조 일본 고치현 일한친선협희 명예회장도 같은 상을 받았다. 단체 부문에서는 지난해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올리는데 일조한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 추진단'과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각각 시상대에 올랐다.


국무총리 표창은 김포시에서 최고령(89)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한 김기송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주어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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