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노조 파괴 행위에 대해 국가가 피해 노동조합에 총 2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는 8일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무원들이 노조 가입·탈퇴를 종용하고 언론을 이용해 노조를 비방한 행위는 노조의 단결권을 비롯한 제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국가가 민주노총에 1억원, 전교조에 7000만원, 전공노에 5000만원, 전국금속노조에 3000만원,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18년 6월 국가정보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국정원과 고용노동부의 노조파괴 공작 의혹이 드러났다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3노총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 설립 지원을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있다며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이 사건과 정치공작 지시, 특활비 유용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이 전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민주노총 법률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이명박 정부 시기 이뤄진 노조 파괴 공작의 진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현 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며 "국가 조직이 협업해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고 무력화하고자 한 모습은 윤석열 정권이 화물연대 파업 국면에서 보이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 현재의 노조 탄압 기조를 계속할 경우 언젠가 또 다른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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