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대한골프협회(KGA)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확정이 논란이다.
KGA는 최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지난 4월 발탁했던 임성재, 김시우, 장유빈, 조우영이 내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된 만큼 기존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반면 아시안게임은 최고의 선수가 출전하는 것이 맞는 만큼 새로 국가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설정덕 중앙대 체육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여러 논의 끝에 기존 선발선수를 바꿀 근거가 없다며 기존 결정을 지키기로 했다. KGA 측은 7일 “아시안게임 연기에 따른 대표 선발 규정이 따로 없었다”면서 “아시안게임 파견 선수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참석한 13명 위원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며 “3~4차례 회의 끝에 기존 선발 선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KGA는 “엔트리를 새롭게 구성하기도 쉽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기존에 뽑았던 선수가 피해를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KGA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처음으로 허용된 프로 선수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아마추어 선수는 선발전을 통해 뽑았다. 아시안게임 출전 엔트리 마감이 4월 말인 점을 고려해 4월 25일자 남녀 세계랭킹이 기준이 됐다. 당시 세계랭킹 19위 임성재, 51위 김시우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반면 KGA의 국가대표 선발 결정에 대한 불만도 많다. 가장 잘 치는 선수가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1년여 뒤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만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하는 남자부의 경우 새로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일었다. 실제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 15위로 가장 높은 김주형은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아 볼 수도 없다. 현재 세계랭킹으론 김주형과 세계랭킹 19위 임성재가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김시우는 올해 부진해 세계랭킹 76위다. 세계랭킹 37위인 이경훈에 이어 한국 선수 중 4위다. 김주형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최연소 2승을 달성할 정도로 뜨겁다. 그러나 경기력향상위원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 구성 방식으로 인해 기회조차 잡기 못하게 됐다. KGA의 이번 결정에 대해 “선발 기준이 너무하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억울하다” 등의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은 군 복무 공백을 피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 전향을 늦추기도 했다.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아직 선수 구성을 하지 못했다. 첫 선발 때 여자 프로 선수들이 모두 고사해 아마추어 방신실, 김민별, 정지현을 대표로 뽑았지만, 이들은 모두 프로로 전향했다. KGA는 새로운 선발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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