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국제유가가 점점 커지는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로 인해 지난해 말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3.5%(2.68달러) 떨어진 7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23일 이후 최저치다. WTI는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 기간 낙폭만 8.58%에 달한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3.33달러) 급락한 79.35달러에 거래됐다. 이 또한 올해 1월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유가 하락세는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2023년 경기 전망이 어두워진 데 기인한다. 최근 미국 내 지표가 예상보다 탄탄한 수준을 나타내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자,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유가 하방 압력도 커진 것이다. Fed의 긴축 장기화는 중단기 성장 전망을 낮춰 원유 수요 하락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날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등 월가 거물들은 한목소리로 경기침체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기도 했다.
RJO선물의 엘리 테스파예 선임시장전략가는 "시장 심리는 부정적"이라면서 "이대로라면 WTI가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WTI와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낮춘 상태다.
주요 외신들은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상으로 가격 상한제와 일부 금수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EU가 주도하는 가격상한제 여파보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우려를 더 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움직임이 더딘 것 역시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유가의 움직임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시기에 달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PI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원유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빨라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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