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눈앞…"지역사회·요양병원·시설 연계 고민해야"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인 의료·요양·돌봄 체계 현황과 제도개선 토론회'가 개최됐다./사진=김영원 기자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인 의료·요양·돌봄 체계 현황과 제도개선 토론회'가 개최됐다./사진=김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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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3년이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분절된 노인 돌봄·의료·요양 체계 간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6일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주관한 '노인 의료·요양·돌봄 체계 현황과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 전문가들은 이 같이 제언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한국이 2025년 고령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됨에도 국내 의료·요양·돌봄 체계가 분절적으로 발전하고 운영돼 노인인구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병원은 건강보험,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시설은 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된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018년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돌봄)가 추진되면서 기존에 각자 발전했던 요양병원, 시설 등 영역과의 연결성은 줄었다"며 "각각의 영역을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인 기반, 큰 우산(Big Umbrella)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지역사회 기반 커뮤니티케어에만 집중하면서 시설 돌봄과의 연계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홈케어, 주간보호 등 지역사회 돌봄과의 연계뿐 아닌 요양병원·요양시설 간의 역할 분담과 관계 정립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33%는 건강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의료 처치가 불필요한 환자인 데 반해, 노인요양시설 입소자의 30% 정도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라며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이 각각 독립적인 보험제도로 운영되고, 각 기관의 입소 기준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입소자의 특성이 일부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노인의 의료 요구와 돌봄 요구 정도를 평가하고 그에 맞게 커뮤니티케어, 시설,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고의료·고요양이 필요한 노인은 의료·요양 통합기관, 저의료·저요양으로 평가된 경우에는 커뮤니티 케어를 받는 등의 방식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돌봄·의료) 수요자가 강한 선택권을 가진 특이한 의료체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유럽 등 나라처럼 통합평가를 통해 이 사람이 어떤 곳을 가야 할지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연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이 같은 통합판정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 개편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요양병원을 장기요양보험으로 편입시키거나 또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제도 간 연계를 통해 대상자를 체계적으로 선정하고 적절한 기관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개혁적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인 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돌봄과 의료 연계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남현주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기반 구축을 위해 주거와 건강, 요양, 돌봄 서비스 연게를 위한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지난 몇년 동안 시행한 통합 돌봄이 무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지역사회 보건·복지 연계 재가서비스 체계 구축 사업을 위한 예산으로 올해(158억원)의 20% 수준인 35억원을 편성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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