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최고액권 신권에 '한국형 원전' 모습 들어간다

내년 상반기부터 통용되는 1000 디르함 권 뒷면에
UAE 원전, 한전이 2012년 7월 착공…현재 4호기 건설 중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새롭게 발행하는 최고액권 신권에 한국형 차세대 원전의 모습이 담긴다.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CBUAE)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건국 51주년을 맞아 새로 선보이는 최고액권 지폐 1000디르함 뒷면에 현재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단지' 원자로 4기 전경 도안이 들어간다. 1000 디르함 권은 2023년 상반기부터 통용될 예정이다. CBUAE는 "새 지폐에는 UAE의 정신과 성공 스토리, 문화를 담아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지폐의 앞면에는 고(故)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UAE 초대 대통령의 초상과 함께 우주선 모습을 그렸다. CBUAE는 "이 도안은 1976년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대통령과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들의 만남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며 "UAE를 우주 탐사 부분의 선구자로 만들고자 했던 초대 대통령의 야망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통용되는 1000 디르함 권 뒷면의 모습. 바라카 원전단지 원자로 4기 전경이 그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통용되는 1000 디르함 권 뒷면의 모습. 바라카 원전단지 원자로 4기 전경이 그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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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당시 UAE 초대 대통령은 미국 아폴로 17호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주인과 연구자들을 궁으로 불러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등 우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CBUAE는 신권 뒷면에 바라카 원전 단지 모습을 담은 이유에 대해 "UAE의 또 다른 세계적 성과를 부각하고자 했다"며 "이 단지는 국가 에너지원 다양화의 핵심인데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 UAE가 관련 국제 규정을 준수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UAE는 1000디르함 신권을 친환경 폴리머 재질로 만드는데, 이 소재는 전통적인 지폐보다 수명이 2∼3배 길어 보다 친환경적이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 발전용량 5600㎿)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신의 축복'이라는 뜻이다.


2009년 12월 미국·프랑스·중국 등을 물리치고 이 사업을 수주한 한국전력은 2012년 7월 원전 착공에 돌입해 3호기까지 완공했고, 현재 4호기 건설 중이다. 4호기까지 모두 가동할 경우, 바라카 원전은 UAE 전체 전력 수요의 25%를 생산할 수 있다.


UAE는 석유 부국이지만, 석유는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데다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갈될 수 있어 UAE는 원전을 도입했다. UAE는 영국의 식민 통치하에 있다가 1971년 독립해 올해 건국 51주년을 맞이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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