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2%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4%(45.51포인트) 내린 2434.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4% 하락한 2471.50으로 장을 시작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최근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각각 4059억원, 기관은 508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이 9086억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수축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경기 악화 우려가 커졌다"며 "외국인은 반도체 중심으로 순매도 규모를 확대하면서 코스피 하방 압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3% 이상 내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500억원, 138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각각 1250억원, 66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반도체 관련주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LG전자를 제외한 19개사 주가가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0.17%), 삼성바이오로직스(-1.58%), LG화학(-1.52%), 삼성SDI(-1.10%), 현대차(-1.46%), NAVER(-1.07%), 기아(-3.06%) 등 일제히 하락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중국 대도시 방역 완화 소식에 중국 소비 관련주는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3.35%), 보험(-2.72%), 전기가스업(-2.55%), 전기·전자(-2.39%) 등의 낙폭이 컸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최근 세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예상보다 빠르게 고용시장이 위축될 조짐이 나타났다. 11월 ISM제조업 지수가 49%를 기록하면서 전월 50.2%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제조업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신규 주문이 47.2%로 전월 대비2.0%포인트 하락했다. 생산 지수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지만 51.5%를 기록하며 기준선을 웃돌았다. 고객재고가 48.7%로 전월 대비 7.1%포인트 상승했고 주문잔량은 40.0%로 전월 대비 5.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재고가 빠르게 쌓이고 신규 주문은 줄고 있다.
미국 내 경기 낙관론에 힘을 보탰던 고용이 흔들리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고용 시장이 약해지는 모습은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60만8000건으로 예상치 157만3000건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월 말134만7000건으로 바닥을 형성한 뒤 불과 9주 만에 26만건 증가했다"며 "추세대로라면 내년 1분기 중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03%(7.64포인트) 하락한 732.96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6%내린 740.13으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규모가 컸다. 개인은 홀로 2740억원어치 주식을 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24억원, 154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보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4.52%), 셀트리온헬스케어(-2.44%), 엘앤에프(-1.34%), 카카오게임즈(-2.54%), HLB(-4.07%), 에코프로(-5.30%), 펄어비스(-0.22%), 리노공업(-1.53%), 셀트리온제약(-3.11%), 천보(-1.29%)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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