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대기업 세액공제율' 맞붙는 여야

파행 거듭하던 조세소위 재개 예정
조특법 등 세법개정안 논의할 듯
여야, 공제율 확대엔 공감
제시 수치는 달라 난항 예상
정부도 '8% 이상 불가능' 입장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출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출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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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세액공제를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반도체특별법 중 하나인 국가첨단산업특별법안이 여야 합의로 연내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다른 한 축인 조특법 개정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여·야·정 모두 현행 6%인 기업의 통합투자 세액공제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이견이 없지만 서로 다른 숫자를 제시한 상태여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재위는 30일 조세소위를 소집해 조특법 등을 포함한 세법개정안 논의에 착수한다. 조세소위는 24일부터 파행됐는데, 여당이 야당이 요구한 사회적경제3법(사회적경제 기본법, 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 특별법,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에 대해 예산안 처리 후 상정해 논의하자고 수용하면서 이날 재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은 예산부수법안을 넘겨야 하는 법정기한인 만큼 여야가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반도체특별법 중 한 축인 첨단산업특별법에 전격 합의한 것도 조특법 논의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특법 개정의 핵심은 국가전략기술시설 투자비 공제율을 얼마나 상향하느냐다. 기업들의 세부담과 국가 세수가 맞물려 있어 여·야·정 모두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대기업 기준 20% 이상 세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무소속)은 현행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각각 6·8·16%인 통합투자세액공제 세제지원을 20·25·30%까지 대폭 확대한다는 안을 내놨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대기업에 대해 30%까지 대폭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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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세액공제에 대해서도 ‘부자 감세’ 프레임을 걸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 공제율은 6%로 그대로 두고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20%까지(한병도 민주당 의원안)로 확대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내놨다. 최근 반도체특별법 통과를 위해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조특법안에는 공제율을 대기업 10%를 비롯해 최대 30%까지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다소 보수적인 공제율을 내놨다. 중견·중소기업 세제율은 그대로 두고 대기업만 중견기업 수준인 8%까지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안과 동일하다.


이날 소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각국이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연구개발 및 생산 확보 지원에 나서고 있는 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반도체와 과학법’을 통해 반도체 시설·장비 투자액에 대해 25% 세액공제를 규정하고 있으며, 중국도 대기업 소득공제율을 중소기업 수준까지 확대했다.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나라마다 정책 지원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정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특법 개정에서는 여야 못지않게 정부 입장도 변수다. 정부는 세액공제비율을 세수 감소를 우려를 해 8%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관련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현재 6%인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8%로 확대할 경우 내년에 3815억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2025년까지 886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재부는 "전세계에서 미국만 25% 세액공제를 명시하고 있고 세금감면이 곧바로 국내 투자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기재위 관계자는 "반도체가 우리나라 미래 첨단산업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있겠느냐"면서 "야당 등도 이 부분에 대해선 합의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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