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 7개국 외무장관과 만나 군사적 원조와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사안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반시설을 집중 공격하는 러시아의 전술 속 겨울철 혹한기를 맞으면서 에너지 위기감이 커지자 국제사회의 지원 요청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와 극렬하게 대립하는 사안이자 정전 조건인 'EU·나토 가입'을 지렛대로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발트해 3국과 북유럽 4개국 외무장관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에 참여한 국가는 발트해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을 비롯해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이다.
이들 7개국 외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군사적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시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화상 연설에서 "(이번 방문은) 매우 중요한 지지이자 연대의 제스처"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인 우르마스 레인살루는 회담 후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방어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그것은 공동 안보를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밝히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EU 소속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데 합의했지만, 정식 회원이 되는 과정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회의에서 EU 가입과 함께 나토 가입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집중 공습을 계속해 온 러시아는 에너지 문제를 고리로 평화협상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EU와 나토 가입 포기와 군사력 제한 등을 지렛대로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림반도 합병과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인정하라는 요구와 함께 핵심 휴전 조건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집중 공습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겨울 혹한기를 맞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인도적 참사가 닥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철 우크라이나를 궁지로 몰아넣는 러시아의 계획에 대해 '에너지 테러'로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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