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부산 북구 덕천동 일원 ‘구포왜성 역사문화공원(덕천근린공원)’조성 사업이 문화재 보존 논란에 휩싸여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시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공모를 통해 개발에 착수했는데 시 자문기구인 문화재심의위원회가 사업 구역 인근 구포왜성 훼손을 우려해 심의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28일 부산시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 북구 덕천근린공원 조성사업은 2017년 아이피씨(IPC)개발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2020년 10월 문화재 현상변경 5차 심의가 부결된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 지난 24일 5차 심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부산시 문화재 위원회와 사업자간의 갈등으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부산시 문화재 위원회는 구포왜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건을 부결시킨 상황이며, 사업자는 지금까지 재심의를 열리지 않아 아직 토지보상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관계자는 "왜성을 둘러싸고 있는 지형도 성곽의 일부"라며 "문화재위는 역사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적인 만큼 개발로 인한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인 아이피씨개발 측은 문화재 심의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이피씨개발 관계자는 "현재 구포왜성은 종교시설 구역확장과 불법 주차장, 경작지 및 점유물 등으로 훼손율이 높아지고 있어 보전이 시급한 상태"라며 "역설적으로 구포왜성을 문화재로 잘 보존하는 방법은 덕천공원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인데 문화재위원회가 이를 막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애초에 부산시가 보존을 결정하고 사업자 공고를 내지 않았다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업을 위해 137억원의 금융 일으켰는데,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화재위원회와 아이피씨개발 간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앞으로 덕천근린공원 조성사업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IPC개발은 부산시 문화재위원회를 상대로 심의위원 기피신청, 고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한편, 덕천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부산시가 2020년 7월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난개발을 막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예산 1252억원 규모로 공원시설 7만 739㎡ 조성과 함께 지하 1층~지상 15층 6개 동, 230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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