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사회 선배로서, 인생 선배로서, 경험을 많이 한 자로서 지식보다 지혜를 나눠주고 싶었다."
가족 형태가 갈수록 작아지고 개인주의가 보편화 되면서 부모 자식 간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는 이들이 많다.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대화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부모와 자녀가 동등한 위치에서 친구처럼 대화하며 서로의 인생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쉽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일이다.
블랙박스코리아 대표로 부동산 개발 및 임대사업가로 활동하는 이태선 작가는 아들과의 '이별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해 옮긴 뒤 그 여행기를 바탕으로 책 '친구 먹고 가세'를 출간했다.
지난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6박 7일 동안 작가는 한강~남한강-문경새재~낙동강까지 총 633km 국토를 자전거로 종주하며 아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낸다. 이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이별여행’이다. 사회 진출과 독립을 앞둔 아들과 아버지의 여행을 뜻하는 단어라고 하지만, 일견 자극적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작가는 “나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아들이 진정 부모로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하기를 간절하게 바랐다"며 "그 바람이 컸기에 동행을 통한 이별이라는 반전 의미를 가진 단어를 쓰는데 주저치 않았다”고 설명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자택에서부터 부산광역시 힐튼호텔까지, 오직 자전거와 두 발의 힘만으로 한반도를 종주하는 것은 나이 든 아버지는 물론 젊은 아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작가는 실제 출발 전 오랫동안 수많은 준비와 대비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주 중 타이어가 펑크 나고, 다리에 쥐가 나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길을 잃어 경로를 수정하는 등 많은 위기 요인들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소통과 상호 도움으로 훌륭하게 아들과 633km 자전거 국토종주를 성공한 작가는 책 전체에 걸쳐 자신이 아들에게 반드시 들려주고 싶었던 삶의 지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일일이 깨우쳐야만 했던 인생의 팁을 전한다.
‘준비와 예열의 힘’에서부터 ‘가끔은 질주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봐!’까지, 7개로 구성된 책 속 챕터 제목들은 자전거 타기와 인생의 공통점을 보여주면서 막연한 인생길 여정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꿀팁을 제공한다.
어찌 보면 달라도 너무 다른 X세대 아버지와 MZ세대 아들. 이 둘이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여행하며 인생을 배운다는 드물고 귀한 여행기는 소통단절과 불화를 겪는 수많은 가정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동시에 이상적인 소통의 모델을 제시한다.
<친구 먹고 가세(아들과의 이별을 위한 자전거 국토 종주 동행 이야기)/이태선/행복에너지/2만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