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네고팩 공장, 약 7000㎡(2000평)의 부지에 들어선 2700㎡의 생산 시설은 환경친화적인 포장 필름의 개발부터 양산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현장이다. 이 공장 한편에서는 바이오매스를 미세하게 분쇄하는 분체기가 가동되고 있고 이를 원료로 친환경 플라스틱 필름이 생산되는 압출기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보영 네고팩 대표가 이 공장에서 가동되는 기계들을 두고 "네고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 기술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늘 접하는 포장 필름에 '친환경'을 심는 현장을 지난 22일 찾았다.
이 대표는 "ESG 경영 중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산화탄소 절감"이라며 "네고팩은 탄소 절감형 소재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네고팩은 그동안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화이트 바이오' 산업에서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력을 쌓아왔다. 재활용 가능한 식물이나 미생물 등으로 만든 친환경 원료인 바이오매스를 미세하게 분쇄해 넣어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드는 게 네고팩 기술의 핵심이다. 바이오매스가 석유계 원료를 대체한 만큼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은 생산과 처리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예를 들어 농산부산물인 옥피를 갈아 넣어, 바이오매스가 25% 들어간다면 그만큼 탄소 절감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네고팩은 최근 자체 설계로 바이오매스를 더욱 미세하게 분쇄하는 기술을 완성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양산의 기반을 마련했다. 생산설비 교체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네고팩이 주목하는 탄소 절감의 방법은 우리의 생활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인 게 향후 주력으로 내세울 '신선도 필름'이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에서 양성자와 음이온을 파동에너지로 전달해 과일이나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대표는 "신선도 필름 팩에 과일이나 채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양파의 경우 깎아서 보관해도 한 망을 다 먹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며 "버려지는 식량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신선도 필름은 연내 고객 테스트를 거쳐 출시될 예정이다.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실링(sealing) 기계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실링기는 음료나 짜장면을 포장할 때 사용되는 포장 기계다. 여기에 사용되는 용기와 포장 필름에 화이트 바이오를 적용하면 최근 배달 주문 증가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사용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네고팩은 이같이 ESG를 준비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활용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사업전환, 구조개선 정책자금을 통해 신규사업 아이템 개발, 상용화에 도움을 받았고 올해 탄소중립 수준 진단에 참여하면서 공정, 장비별 에너지사용 현황 분석과 에너지 저감 방안을 도출해 사업추진에 대한 더욱 확고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양산 체계 구축을 마친 네고팩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투자가 이뤄지면 군산에 생산설비 확충도 준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공장을 세우는 등 10개국에 진출할 구상도 가지고 있다. 기술력에 자신이 있는 만큼 목표는 원대하다. 이 대표는 "올해 53억원 수준의 매출은 내년 250억원, 내후년 7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장은 매출 1500억원까지 가능하게 준비돼 있다. 2026년 상장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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