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과 독일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2대0으로 승리를 거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지난 대회들과는 달리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관련 홍보도 찾아보기 쉽지 않고, 이태원 참사 여파로 인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다.
한국은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그러나 월드컵 관련 마케팅은 예전만 못하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의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될 때마다 각종 업계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에 따라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관련 마케팅을 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월드컵 후원사가 아니더라도 ‘월드컵’이라는 직접적인 단어 대신 ‘16강’, ‘골’, ‘축구’, ‘국가대표’ 등의 용어를 사용해 마케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FIFA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벌금을 부과하기로 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되려면 최소 10억달러 이상이 드는 탓에 월드컵 마케팅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매번 월드컵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던 거리 응원도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키로 결정됐다. 경기도를 비롯한 대부분 수도권 지자체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이용한 야외응원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전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월드컵 응원이 이런 정서와 맞지 않고, 많은 인원이 몰리는 응원전에서 또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거리 응원은 인접 버스 정류소 임시 폐쇄, 광화문역 무정차 통과 여부 모니터링과 더불어 주최 측에서도 300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하도록 하는 등 안전조치를 대폭 강화해 ‘조건부’로 허가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시민들은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강제애도’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서제원씨(32)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 대규모 야외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아무래도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심동욱씨(24)는 "콘서트나 다른 행사들은 속속 재개되는데 월드컵 거리 응원 만 제한하는 것도 모순"이라면서 "이태원 참사와는 별개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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