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코로나19 기간에 대형항공사(FSC)의 매출을 책임진 화물 운송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내리막을 걸을 전망이다.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물동량 감소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완화로 하늘길도 올해보다 더 빠르게 열린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감소하는 화물을 여객이 뒷받침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화물 매출액은 각각 1조8564억원과 6802억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0%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상이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14.50%, 16.88% 줄었다. 업계는 3분기 화물 운송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에 대해 환율, 유가, 금리 상승 지속으로 경기 둔화 및 항공 화물 수요 위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항공화물은 코로나19 기간 대형항공사를 먹여 살린 사업이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사업이 부진할 때 대형항공사는 여객기를 화물용으로 개조하면서 오히려 실적이 고공행진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8조 753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2% 늘었다. 또 영업이익은 514.4%나 증가한 1조4644억원이었다. 종전 2010년 기록한 최대 영업이익(1조1589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연결 기준 4조3323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11.2%(4370억원)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은 9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미 화물 운송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3월 28만1551t으로 고점을 찍은 국내 출발·도착 항공화물은 4월부터 줄곧 내림세를 기록했다. 4월 26만1081t, 6월 24만6078t, 9월 22만7589t으로 줄었다. 하지만 4분기의 경우 기업의 재고 처리 조절 및 블랙프라이데이 전통적으로 화물 운송이 성수기인 만큼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0월 23만7460t으로 상향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화물 운송도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걱정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 대형항공사는 중국 봉쇄에 따른 중국 항공사들의 화물공급 감소로 인한 반사 수혜를 받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중국 항공사들도 어느 정도 기지개를 켜고 여기에 경기 위축 등의 우려가 계속되면 화물운임은 물론 물량도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위안이 되는 부분은 내년 여객이 더 많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의 내년 하계(3월 말~10월 말) 예상 슬롯 배정 횟수가 26만3004회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같은 기간 9만9077회 대비 265% 상승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하계 23만3650회 대비로도 12.5% 늘어난 규모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슬롯 배정이 증가한다는 것은 여객기가 정상화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화물 단가가 내려가면서 관련 매출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