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건설근로자 부족 심화…외국인력 수급책 필요"

내국인 근로자 고령화 심화·건설 현장 취업 기피 현상
"내국인 숙련 인력 양성, 합법 외국인 근로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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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향후 3년간 건설업계에서 내국인 근로자가 연평균 16만9000명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의 적정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2일 내국인 일자리를 침범하지 않는 전제 아래 외국인 건설 근로자 도입 규모를 산정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중기(2022~2024년)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적정 규모 산정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연간 양성 계획으로 ▲현재 양성 규모인 8500명(내국인 부족 인력의 약 5%·1안) ▲1안의 2배 수준인 1만6000명(약 10%·2안) ▲건설업 진입 후 정착까지 고려한 2만5000명(약 15%·3안)을 제시했다. 현재 고용노동부 건설 근로자 기능 향상 지원 사업 참여자는 매년 줄어 2020년 기준 약 7000명에 이른다.


교육훈련을 통해 내국인 근로자를 공급할 경우 ▲1안 약 16만명 ▲2안 약 15만명 ▲3안 약 14만명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산정했다.


앞서 고용부는 산업 내 구인난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월 말 고용허가제 쿼터를 5만9000명에서 6만9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건설업 외국 근로자 쿼터는 360명 늘어난 2760명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토목 현장이나 내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의 인력난은 여전한 실정이다.

최은정 건산연 연구위원은 "향후 생산가능인구 감소, 현장 내 불법 외국인 근로자 유입 등에 대비하기 위해 내국인 숙련 근로자를 양성하고, 합법 외국인 근로자의 규모를 늘려주는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2021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전 산업에서 외국인 취업자는 지난해 5월 기준 85만5000명이다. 이 중 건설업 종사자는 10만200명(전체의 11.9%)으로 추산된다.


국적별로는 아시아인이 90.4%로 대부분이며 한국계 중국인이 39.8%로 과반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30∼39세가 33.1%, 15∼29세가 22.1%였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40세 미만 청년층이 절반 이상이었다.


보고서는 직종별·지역별 건설 근로자 수급도 전망했다. 먼저 직종별 수요 대비 내국인 부족 인원인 ‘내국인 부족 비율’이 심각한 직종은 형틀목공, 철근, 건축목공, 석공, 콘크리트, 건축 배관, 도장, 타일, 조적, 비계 등 순이었다.


오는 2024년까지 형틀목공 수요는 평균 20만6000명, 내국인과 외국인 공급은 각각 13만7000명, 6만명, 전체 공급은 19만6000명, 내국인 수급 격차(부족분)는 6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철근공 수요는 11만6000명, 내국인 공급은 8만명, 외국인 공급은 3만1000명, 전체 공급은 11만1000명, 내국인 수급 격차는 3만6000명으로 전망됐다. 반면, 비계 직종은 내국인 부족분이 1000명 미만으로 분석됐다.


내국인 부족 비율이 심각한 지역은 순서대로 경기도, 충청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세종시, 충청북도, 제주시, 강원도, 울산시, 전라남도로 예상됐다.


중기 평균 경기도의 수요는 45만7000명, 내국인 공급은 32만5000명, 외국인 공급은 6만8000명, 전체 공급은 39만3000명, 내국인 수급 격차는 1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세종시의 경우 수요는 2만7000명, 내국인 공급은 5000명, 외국인 공급은 1000명, 전체 공급은 6000명, 내국인 수급 격차는 2만2000명으로 관측됐다.


최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내국인 근로자의 고령화 심화, 건설 현장 취업 기피 현상으로 노무 비중이 높은 업종에 외국인 근로자가 요구되고 있다"며 "중장기 인력수급계획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내국인 근로자를 우선 육성해야 할 직종이 무엇인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필요한 직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고용 제한 행정처분 사면 및 처분기준 완화, 외국인 배정·처분기준 일원화, 중장기 인력수급 계획 마련 등 구체적 정책 지원 방안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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