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산 임플란트 업계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중국 수출이 성장의 기반이 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시장 규제 정책이 오히려 국내 임플란트 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임플란트 기업들은 대부분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45%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795억5929만원, 영업이익 565억544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1%, 59.3%나 성장했다. 특히 3분기 누적으로 매출 7791억원을 달성하면서 올해 연 매출 1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연 매출이 1조616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11%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덴티움 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06억5814만원, 영업이익 337억2236만원으로 각각 지난해 대비 27.4%, 123.3%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디오 는 매출 381억5271만원, 영업이익 10억7054만원으로 각각 -2.3%, -89.3%의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을 가른 것은 중국 시장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임플란트 업체는 업체별 매출 중 중국의 비중이 50%를 넘기도 하는 등 중국 시장의 중요도가 높다. 전날 발표된 관세청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이달 1~20일 수출 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총 4004만달러(약 566억원)의 임플란트 수출액 중 중국의 비중이 1831만달러로 약 45%에 달할 정도다.
디오의 분기별 매출이 최근 잇따라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중국 내 영향력, 영업조직 규모가 작아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봉쇄 등의 영향을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물량 부족을 우려해 현지 병원들이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 중국향 매출이 계속해서 늘어난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과는 정반대다.
높은 중국 의존도는 내년 실행 예정인 중국 정부의 중앙집중식 물량기반조달(VBP) 정책이 국내 임플란트 업체들의 실적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히기도 한다. VBP는 정부가 의약품 등을 직접 대량 구매해 가격을 표준화해 나가는 정책이다. 임플란트가 VBP 대상에 포함되면 자연스레 공급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VBP 정책이 오히려 호재라는 시각이 많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 중국 임플란트 수출은 대부분 중저가 제품에 주력해 이뤄지고 있다"며 "가격 하락이 있더라도 반대로 이를 넘어서는 양적 성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오히려 매출 신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 하락을 통해 잠재돼있던 수요가 드러나면서 임플란트 시장은 커지는 데 비해 고가 임플란트사인 스트라우만, 덴츠스플라이 등은 VBP에 맞춰 가격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33%, 덴티움 25%로 국내 업체 두 곳만으로도 절반이 넘는 상태인 중국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기회라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제품 생산능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부산 공장 인근에 제2공장을 만들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 연간 1300만세트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으로 기존 생산총괄본부 물량까지 합치면 연간 임플란트 3000만세트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고가 임플란트 '하이오센'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생산공장도 기존 규모 대비 생산량을 58% 늘릴 수 있도록 설비 증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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