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와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홍콩의 행정 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리 장관은 각종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옆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21일 성명에서 "리 장관이 전날 밤 귀국하면서 홍콩 국제공항에서 받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현재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행원들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면서도 "이들도 방역 당국의 관련 분석이 끝날 때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장관은 미열과 인후통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장관은 시노백 백신을 4차 접종까지 마쳤다.
앞서 홍콩 정부가 배포한 사진 등에 따르면 리 장관은 지난 17일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시 주석의 옆에 서 있었다. 18∼19일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시 주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외에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APEC에 참석한 여러 국가 정상, 인사들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눴다.
홍콩 정부는 "리 장관이 방콕에 머무는 나흘간 진행한 신속항원 검사들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건강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외국을 방문한 중국 대표단은 언제나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만 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은 APEC과 G20 정상회의 참석 뒤 귀국한 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오는 24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시 주석의 다음 공개 행보가 현재의 방역 규정을 깰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도 엄격한 격리 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과 홍콩 모두 최근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은 이날 신규 감염자 수가 7286명 보고되는 등 최근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8000명 안팎까지 치솟았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도 최근 신규 감염자 수가 연일 2만명을 넘어서며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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