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단계 '주관적 인지 감퇴', 혈액검사로 예측 가능"

용인세브란스 김우정 교수·보라매병원 김근유 교수팀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 검사' 유용성 확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정 교수(왼쪽),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근유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정 교수(왼쪽),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근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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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앞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주관적 인지 감퇴(SCD)'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혈액검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정 교수,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근유 교수팀은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 검사'로 주관적 인지 감퇴를 예측할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주관적 인지 감퇴는 경도인지장애보다도 수년 앞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치매 신약 임상시험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주관적 인지 감퇴의 정의, 장기적 경과 또는 예후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이를 밝히기 위한 국내외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연구팀은 용인시에 거주하는 60~79세 노인 160여 명의 혈액, 뇌 MRI, 아밀로이드 PET,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수집했다. 특히 노인들의 자발적 동의에 따라 채집된 혈액은 피플바이오의 멀티머검출시스템 기술에 기반한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MDS-OAβ)’ 검사키트를 통해 분석했다. 주관적 인지 감퇴 평가에는 SCD-Q, MAC-Q 등 자기보고식 인지 저하 척도 두 종류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신경인지검사 상 정상인지를 가진 노인이라 할지라도 주관적으로 기억력 저하를 심하게 느낄수록 혈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 정도가 높다는 점이 발견됐다. 또 해당 검사를 이용했을 경우 고비용의 아밀로이드 PET 검사보다 더 민감하게 주관적 인지 감퇴 상태를 예측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와 정상인 간 혈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의 차이를 밝히는 것에 집중한 기존 연구들과 달리 정상인 내에서도 더 미세한 차이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연구팀은 주관적 인지 감퇴 상태의 정상 노인에 대한 혈액 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화 검사를 통해 수년 후의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 유행 시기에도 후대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적극 참여해주신 대한노인회 용인시 기흥구 노인지회 및 인근 지역 어르신들 덕분에 가능했다"며 "향후 더 좋은 연구를 계속해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치매 관련 저명한 학술지인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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