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동성애가 금지된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해리 케인 등 유럽 축구 대표팀 주장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유럽 축구 대표팀 주장들이 징계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 러브(One Love)'라고 쓰인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1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에 나서는 잉글랜드, 네덜란드, 웨일스의 주장들이 모두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잉글랜드 대표팀 관계자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주장 해리 케인이 차별에 반대한다는 완장을 차고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일 유럽 축구 대표팀과 만나 무지개 완장을 경기가 아닌 행사에서 착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유럽 축구 대표팀들은 이를 거부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유니폼 규정 위반에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독일과 덴마크 등도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국가를 대표해 유니폼을 입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모르겠지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의 인권 문제 등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무지개 완장 착용도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유럽의 태도가 위선적이라며 유럽은 도덕적 훈계를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지난 3000년 동안 전 세계에 한 짓을 생각하면 유럽인들은 향후 3000년 동안 훈계를 하기 전에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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