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설움 방지' 인테리어 아이템 뜬다

전셋집·월셋집 원상복구의무에서 자유롭게 집 꾸미려는 수요 증가

#직장인 김연수(가명) 씨는 최근 전세로 사는 32평 빌라의 바닥 공사를 했다. 거실 마루나 장판은 집주인과 협의 없이 교체가 어렵지만 김 씨는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 타일 카펫을 활용하면 바닥 면에 접착제가 붙지 않고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타일 카펫 50장을 구매해 직접 시공, 약 15만원에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었다.


임대 주택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테리어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전셋집이나 월셋집에서 활용 가능한 무타공 시공, 타일 카펫, 접착식 조명 등이다. 집주인과의 갈등 요소를 피하면서도 사는 동안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집을 꾸며 살고 싶은 세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에 따르면 최근 무타공, 타일 카펫 등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못 없이 간편하게 설치가 가능한 '무타공 콤비 블라인드'의 경우 최근 1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42% 증가했다. 또 타일처럼 조각으로 구성돼 기존에 설치된 장판을 들어내지 않고도 바닥을 바꿀 수 있는 'DIY 타일 카펫' 판매량도 전년 대비 약 89%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주거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월셋집도 적극적으로 꾸미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월세 계약서에는 대부분 원상복구 의무가 명시돼 있다. 고의가 아닌, 세월에 따라 마모되고 손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임차인 입장에선 자칫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벽에 못질하는 것 하나도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오늘의집에서 타일카페트를 검색하면 110여개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오늘의집에서 타일카페트를 검색하면 110여개 상품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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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타공 시공 아이템 등을 활용하면 이런 걱정을 덜면서 자유롭게 집을 꾸밀 수 있다고 오늘의집은 설명했다. 실제로 오늘의집에서 '무타공'을 검색하면 벽을 손상하지 않고 선반, 액자, 거울 등을 설치할 수 있는 노하우 수 천개를 찾아볼 수 있다. 무타공 시공은 가벼운 선반부터 커튼, 벽걸이 TV, 현관문 도어락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벽이 타일로 된 욕실에선 부착형 선반으로 욕실용품을 수납하고 침실에선 붙이는 브라켓(bracket)을 활용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하는 식이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임대주택 원상복구 의무에 대한 걱정 없이 편리하게 설치가 가능한 인테리어 아이템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월셋집을 적극적으로 꾸미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오늘의집은 전·월세 인테리어 가이드북까지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전·월셋집이더라도 내 취향대로 꾸며 살고 싶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며 "관련 아이템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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