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이는 갤럭시 S23 시리즈 대부분이 퀄컴의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2세대'를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퀄컴이 "S23향 퀄컴 AP 비율을 100%로 높인다"고 밝혔던 만큼, 스마트폰 성능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별도 사업부를 두고 자체 AP 브랜드 '엑시노스'를 키워온 삼성의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 첫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갖고 차기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2월 25일 갤럭시 S22 시리즈를 선보인 것보다 2주 이상 앞당겨지는 셈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 견제를 위해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갤럭시 언팩의 핵심은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AP 성능이 될 전망이다. AP는 모바일 기기의 핵심 시스템 반도체로 성능과 발열이라는 2가지 핵심 요소를 좌우한다. 애플이 자체 실리콘칩 A15 바이오닉칩과 A16 바이오닉칩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하면서 퀄컴 측 부담도 커졌다. 올해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는 발열 측면에서 A15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에선 퀄컴의 최신형 AP인 스냅드래곤8 2세대가 갤럭시 S23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퀄컴의 올해 4분기(7~9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0)는 "갤럭시 S23에서 퀄컴 적용 비율이 100%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직전 시리즈인 갤럭시 S22에는 퀄컴의 AP 제품 스냅드래곤이 75% 적용됐고, 엑시노스 2200 등 삼성전자 자체 개발 AP도 일부 탑재됐다.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셈이다.
퀄컴이 최근 '2022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공개한 세부사항을 보면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자체 인공지능(AI) 엔진으로 구동된다. 사용자들은 향상된 스냅드래곤 헥사곤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다국어 번역과 우수한 AI 카메라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고객들은 더 빠른 자연어 처리도 경험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시맨틱 분할을 통해 자동으로 사진과 영상 성능을 실시간으로 향상시키고 새 이미지 센서도 지원한다. 최대 25% 빨라진 성능의 향상된 퀄컴 아드레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최대 40% 전력 효율이 향상된 퀄컴 크라이오 중앙처리장치(CPU)로 배터리 수명이 늘어났다. 5G+5G/4G 듀얼심 듀얼액티브를 지원하는 첫 스냅드래곤 플랫폼으로 2개 심(SIM)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이나믹 헤드트래킹과 공간 음향을 지원하고 48kHz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도 제공한다. 데이터·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도 강화됐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테크날러지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은 "퀄컴 테크날러지는 사용자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최우선으로 스냅드래곤을 디자인한다"며 "스냅드래곤 8 2세대는 2023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업계 전반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S23 시리즈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은 삼성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기도 하다. 자사 AP 브랜드인 엑시노스에 시장 실망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AMD의 협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엑시노스 2200'은 기대 이하 성능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앞서 삼성은 퀄컴 스냅드래곤의 제품 대비 전력소모량이 높고, GPU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업계의 평가를 개선시키기 위해 AMD와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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