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 수출 협정 연장 청신호 "美·EU, 장애물 제거 약속"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식량·에너지·안보)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엔에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을 막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곡물 수출 협정 연장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를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데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이를 제거하기로 서면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며, 실현되면 러시아 곡물과 비료 수출의 모든 장애물이 제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과 관련, 러시아가 오는 19일로 시한이 만료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연장에 조건부 동의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 유엔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연장하기 위해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봉쇄했지만,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흑해 3개 항구를 통한 수출이 재개됐다. 협정 당시 우크라이나산 곡물뿐 아니라 러시아산 곡물·비료도 수출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협정 연장을 위한 협의에 소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서방 국가들의 복잡한 대러시아 제재 구조로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이 여전히 제약을 받아 수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