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지역 대거 해제, 부동산 시장 숨통 트일까

해제 지역은 “버틸 여력 생겼다”며 기대
전문가는 “매수심리 단기간 회복 어렵다” 진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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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정부가 10일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수도권 부동산 규제 지역을 대거 해제하고 담보인정비율(LTV) 완화를 앞당겨 시행하는 등 전방위적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로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기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 낙관적으로 보진 않는 분위기다.


이번 11·10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로 서울 25개 구(區)와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시를 제외한 전 지역은 14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 지역과 집값에 따라 차등 적용(0~50%)해온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다음달 1일부터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에 한해 50%로 통일한다. 2019년 12월 도입한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담보 대출 금지 조치도 3년 만에 폐지해 50%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에 해제된 지역은 이제 대출, 세제, 청약 등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비규제지역의 경우 취득세가 2주택일 시 1~3%이며, 3주택은 8%로 책정된다. 보유세는 2주택일 시 0.6~3%이며, 양도소득세는 2년만 보유해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대출 규제도 조정대상지역에 비해 여유가 있다. 비규제지역은 무주택자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시 LTV가 70%까지 가능하다. 전매제한, 재당첨 제한도 없다.


이렇다 보니 이번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 회복과 매매가 상승 기대감을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 규제 지역 발표 직후 해당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관련 게시글이 여러 건 공유되며 “버틸 힘이 생겼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실제로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9월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발표된 파주·평택 등은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파주 아파트 거래량은 135건으로 전달(119건) 대비 13.4% 늘었다. 평택 아파트 거래량도 332건으로 전달(300건)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매수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년간에 걸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크고, 금리도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주택 수요가 단기간에 되살아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출범 6개월 만에 3번의 규제지역 완화를 발표하면서 정부가 시장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심리가 워낙 강해서 단기간에 주택 거래량이 반등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도 "DSR 규제가 여전해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매수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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