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공군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따라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도탄 사격대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공군은 오는 9일 개최 예정이던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 2차 사격을 취소한다고 7일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 상황과 관련해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공방어 전력 전개와 복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공군은 이달 2일과 9일, 두 차례로 나눠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2일 진행된 1차 사격에선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고,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은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튿날인 3일 공군은 향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9일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안전 확인 여부에 대해선 특별한 설명없이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대회에 따른 전력 이동을 줄이고자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북한이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북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겨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NLL 이북으로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군은 KF-16 전투기에서 스파이스 2000 유도폭탄 1발, F-15K 전투기에서 슬램-ER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2발 등 총 3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응이 계획대로 이뤄진 건 아니었다. 스파이스 2000의 경우 당초 2발을 발사할 계획이었지만, 첫 번째 정상 발사 이후 두 번째 폭탄의 목표 설정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발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F-15K 1대에서도 슬램-ER 2발을 발사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지만, 역시나 1발은 발사하지 못한 탓에 뒤따르던 예비기가 1발을 발사해야 했다. 군은 발사하지 못한 미사일에 대해 장착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육군에서 더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북한이 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부터 비정상 비행을 하다 계획된 방향과 반대에 있는 군부대 내부로 떨어진 것이다.
미사일이 부대 골프장 쪽으로 떨어졌고 비가 내리면서 화재로 번지진 않았으나, 민가나 병영으로 낙탄하는 일이 생겼다면 대형 인명사고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연달아 이튿날 새벽에도 군이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어지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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