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27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다소 약해지면서 감소폭은 전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10월 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40억1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27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약 4386억달러로 소폭 증가한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한달 만에 197억달러가 줄면서 2008년 10월 이후 13년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은은 10월 미국 달러화가 약 1.3% 평가절하되면서 금융기관 외화예수금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영향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은 감소했다.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매도한다. 지난달 25일에도 원·달러 환율이 1444.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은은 "10월 중에는 9월에 비해 외환시장 쏠림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변동성 완화조치 규모가 큰 폭 감소했다"며 "국민연금과 외환당국간의 외환스와프, 조선업체 등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 등이 국내 수급여건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623억5000만달러(87.5%), 예치금 282억9000만달러(6.8%), SDR 143억1000만달러(3.5%),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2억6000만달러(1.0%)로 구성됐다.
외환보유액이 매달 줄고 있지만 한은은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경우 계속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경우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 세계 9위로 전월 대비 1단계 하락했다.
중국이 3조29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조2381억달러, 스위스가 8921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일본과 스위스는 9월 외환보유액이 각각 540억달러, 570억달러 급감했다. 홍콩은 외환보유액이 126억달러가 줄었지만 순위가 8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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