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외국인 사망자 가운데 절반가량의 유가족은 본국으로 운구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사상자 대상 지원 현황에 대해 “화장을 해서 여기서 가시는 분들도 있고 국내에 안치해 달라고 부탁하는 사례도 있다. 절반 정도는 외국으로 운구를 희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로 이란과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총 14개국 국적의 외국인 26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1명은 이미 외국으로 운구가 이뤄졌고 2명은 금명간 운구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 가운데 7가족이 이미 한국에 입국했고 추가 입국도 예정됐다.
외교부는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한국 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법무부 등과 협조해 취하고 있다.
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의 유가족에게는 전자여행허가(K-ETA)를 받는 절차를 면제했고, 비자가 필요한 국가에 대해서는 인천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외국인 사망자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장례비 1500만원, 구호금 2000만원을 지급하는데, 유가족이 직접 오지 못할 경우 위임장을 통해 대리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한국에 합법 체류 기간이 지난 외국인 사망자 2명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본국 송환 비용을 포함한 장례비·치료비 및 구호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운영지침에는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류 기간이 지난 외국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인도적 견지에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는 “외교부가 건의도 하고 각료들이 이야기도 한 끝에 모법(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내부 논의 과정에서는 이와 관련한 법규 정비 필요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국인 부상자는 총 20명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6명이 퇴원하고 4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