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맺은 흑해곡물수출협정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이 7% 넘게 뛰었다. 전 세계 밀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흑해가 봉쇄되면 세계 곡물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가격은 이전 종가보다 7.7% 오른 부셸당 8.932달러에 거래됐다. 옥수수는 이전 종가대비 2.8%, 콩기름은 2% 올랐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흑해곡물수출 협정에 불참을 선언한 후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며 "이는 해당 협정이 줄어든 세계 식량 공급 부족을 완화하고 글로벌 식량 가격을 통제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활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UN)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국물 수출 재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 덕분에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90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출하게 되면서 전쟁 발발 직후 부셸당13달러에 육박했던 밀 가격은 8월들어 7달러 중반 선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격을 가하는 등 전쟁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밀 가격이 반등했다. 이에 더해 지난 29일 러시아가 다음 달 19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하기로 한 협정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밀 가격 상승에 대한 압력이 한층 더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곡물 수출 협정으로 발생한 손실 때문에 곡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나라들이 부족한 공급의 공백을 메우겠으나 완전히 메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은 협상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협정을 연장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튀르키예는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곡물수출협상 재개를 위해 양국과 협상을 재개 중이라며 "양측에 협정 재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발은 피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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