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허난성(省) 당국이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정저우 애플 아이폰 생산 공장에 조사팀을 파견하는 등 폭스콘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폭스콘 측은 상황이 악화되자 귀향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버스 등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은 그간 공장 내 기숙사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아이폰을 생산해 왔다. 노동자 이탈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노동자 수만 30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공장이다.
31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폭스콘 측은 전날 오후 귀향을 원하는 노동자에게 버스 등의 교통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
폭스콘 측은 공장을 떠나고자 하는 노동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차량과 지원 인력을 마련,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귀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 내 7곳에 버스 정류장을 마련했으며 순차적으로 버스 등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폭스콘 측은 그러면서 지방 정부의 방역 조치를 계속 시행할 것이며 공장에 남는 근로자들에게 핵산 검사를 매일 실시하겠다고 안내했다.
폭스콘 측은 정저우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근로자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권고하며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8일 정저우 공장 근로자들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틱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공장 내부 상황을 알리는 동영상과 사진, 글을 올리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이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허난성과 정저우시 보건 당국은 지난 29일 방역팀을 보내 폭스콘 정저우 공장 내부 상황을 점검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공장을 떠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공장 내부에는 20만 명의 근로자들이 사실상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지 않은 근로자들이 폭스콘 공장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 신형 아이폰14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소리다. 애플 2023 회계연도 1분기(2022년 10∼12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애플 스마트폰 매출 가운데 27%(2019년 기준)가 중국에서, 이 중 25%가 허난성 정저우 공장에서 일어난다고 이날 보도했다. 특히 허난성의 전체 교역 중 정저우 공장의 비중이 6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 근로자 이탈로 애플 매출은 물론 허난성 4분기(2022년 10∼12월)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펑파이는 폭스콘 측의 발표를 인용, 폭스콘은 중국 내 다른 공장으로 아이폰14 생산 물량을 이전할 것이며, 아이폰14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저우 공장 근로자의 귀향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근 도시로 재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위치한 허난성은 산둥성과 안후이성, 후베이성, 산시성과 맞닿아 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 근로자들은 주로 정저우시 인근 도시(지역)에 살고 있다.
환구시보는 위저우, 창거, 친양, 쉬창 등 정저우시 인근 지역 보건 당국이 폭스콘 측에 공문을 보내 귀향하는 근로자의 인적 사항을 사전에 보고하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폭스콘 정저우 근로자는 귀향 후 7일간의 중앙 집중 격리(지정된 장소에서 별도 격리)를 받게 되며, 추가로 3일간 별도 관리를 받게 된다는 세부 방역 지침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지안이라는 이름의 노동자가 최근 공장을 빠져나와 정저우시에서 카이펑시까지 11시간을 걸어왔고, 또 다른 근로자 3명은 24시간 걸어서 덩핑시까지 왔다는 내용을 전했다.
한편 허난성 보건당국은 30일 기준 정저우시 6명 등 허난성에서 모두 7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허난성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509명(무증상 389명 포함)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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