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투자 환경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는 때인 만큼 외화증권 투자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식의 경우 국내 주식 대비 정보 비대칭성이 심해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2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투자자의 해외증권 보관 잔액은 올해 3분기 기준 808억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보관금액이 1005억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26%가량 줄어든 수치다. 증시 하락으로 인해 투자한 자산의 시가총액이 빠르게 증발한 탓이다.
예탁결제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 대비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예컨대 도발적인 현지 이슈 발생 등으로 증권의 주가가 급락한 경우 국가 간 시차 등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제재에 의해 러시아기업 주식의 매매가 급작스럽게 중단됐는데,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갈등에 의해 중국 기업 주식이 매매 중단 조치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예탁원 측은 “국내외 여러 기관 간 연계를 통한 중첩적 업무구조와 국가별 법령과 제도 차이, 시차,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 처리 발생, 상당한 업무처리 시간 소요 등으로 인해 투자자의 눈높이와 상당히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며 "결제, 권리행사 등의 정보를 최대한 신속하게 증권사에 통지하기 위한 업무 효율화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지만 개인들도 해외주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예탁원은 국내 투자자가 외화증권을 매매하는 경우 예탁, 결제, 권리행사 등의 서비스를 증권사를 통해 제공하는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일본, 홍콩, 영국 등 선진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을 포함해 40개 국가에 2만2000여개 종목을 보관 중이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는 주식은 대부분 미국으로 전체 보관금액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보관금액 상위 5개 종목 모두 미국 주식으로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A, 마이크로소프트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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