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형사미성년자 기준과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는 내용의 형법·소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26일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소년의 사회복귀와 회복의 관점에 반할 뿐만 아니라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안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이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만 10∼14세 청소년을 일컫는다. 형사 미성년자인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 처분을 받아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4일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낮추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국회에도 이와 유사한 의원 법안들이 줄줄이 제출된 상황이다. 인권위는 "최근 강력범죄를 저지른 아동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아동사법제도의 각 단계에서 문제점을 분석해 소년범죄에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했다.
인권위는 또 "형사미성년자 기준과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소년범죄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에 적절히 대응하는 실효적 대안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어린 소년범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를 확대해 건전한 사회원으로서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아울러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고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것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권고 등 국제인권기준에 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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