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신입 채용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다들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란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예정)자 24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대학생 취업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29.6%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29%를 차지했다.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 채용 기회 감소'가 28.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6.0%)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9.9%) ▲물가 급등에 따른 취업 준비 비용 부담 증가(13.9%)가 뒤를 이었다.
취준생들의 취업 전망이 어두워진 데엔 기업들의 '수시채용' 바람이 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1년 내 중고 신입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 437개의 경우 전체 신입사원 중 중고 신입의 비율은 평균 34.7%였다. 2020년 전체 신입사원 중 중고 신입의 비율이 평균 26.1%에 비해 7.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기업들의 '중고신입'과 '수시채용'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만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대기업은 정기 공채를 줄이는 대신 부서·팀 별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선발하고 있다. 경력 위주의 실무형 지원자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뽑을 수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대응하기 쉽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60개 사를 대상으로 중고신입 지원에 대해 알아본 결과, 응답 기업의 85.9%는 중고 신입을 선호했다. 이유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어서'가 80.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교육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44.9%) ▲조직에 잘 적응할 것 같아서(34.7%) ▲업무나 회사 생활이 노련할 것 같아서(32.4%) ▲기존 중고신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7.1%) 순이었다.
중고 신입으로 지원할 수있는 평균 연차는 2.3년 차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마지노선 경력 연차를 가진 지원자에 대해서는 일단 서류 평가를 진행한다는 응답이 70.2%로 가장 많았다. 연령 역시 전체 기업의 73.6%가 중고 신입으로 지원 가능한 마지노선연령이 있다고 답했고 평균은 32.3세였다.
이처럼 중고 신입 채용이 증가하자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신입사원으로 재입사하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는 20대 A 씨는 최근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했다. A씨는 "일찍 이직하고 싶어 신입 공채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기업들이 중고 신입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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