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개 한꺼번에 흡입"…'괴물' 퀘이사 포착[과학을읽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 JWST 관측 결과 분석해 보니
"115억년전 빅뱅 초기 은하 흡수-합병 알 수 있어"

사진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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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는 인류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이번에는 은하 3개를 한꺼번에 잡아먹고 있는 '괴물 퀘이사'의 모습을 포착했다.


21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존스 홉킨스대 천문학 연구팀이 JWST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이용해 이같은 이미지를 촬영·분석한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관찰한 것은 지구에서 약 115억 광년 떨어진 'SDSS J165202.64+172852.3'라는 이름의 밝게 빛나는 거대 적색 퀘이사(quasar)다. 퀘이사란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태양보다 수십만배 이상 무거운 초거대 블랙홀이 가스 및 기타 물질들을 흡수하면서 생긴 거대한 빛 덩어리를 말한다. 마치 별처럼 보여서 준항성(quasi stellar object)라고도 불리며 강한 전파원을 내뿜는다.

연구팀은 이 퀘이사 이미지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냈다. 기존의 허블 우주망원경 및 지상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결과에서는 퀘이사와 하나의 은하만 관측됐었다. 그러나 JWST의 관측 결과를 분석해보니 퀘이사가 최소 3개의 은하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3개의 은하가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은하들이 매우 무거운 질량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아직 거리가 멀어지기 전에 존재했던 밀도 높은 은하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우리가 보는 우주를 형성하는 초기 은하들이 어떻게 합쳐졌는지 관찰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도미니카 윌레잘렉 독일 하이델부르그대 천문학 교수는 NASA와의 인터뷰에서 "빅뱅 이래로 이같은 초기 은하 프로토클러스터들은 형성되기 어려웠고 발견하기도 어려웠다"면서 "매우 흥미로운 발견으로, 은하들이 초기 우주의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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