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잡는 '크루즈 미사일' ADC… 치열해지는 기술 선점전

셀트리온, ADC 플랫폼 가진 피노바이오와 협약

올해 노벨화학상 받은 '클릭 화학' 기반
항체-약물 결합해 암세포에만 독 투하

'엔허투' 혁신적 성과 보이면서 대두
시장 급증 가능성에 기술 확보 경쟁 치열
국내도 레고켐, 피노바이오 등 나서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항HER2 ADC '엔허투(Enhertu)'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항HER2 ADC '엔허투(Enher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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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암을 약물로 폭격하는 '크루즈 미사일'으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기존 치료법을 뛰어넘는 혁신적 성과가 나오면서 각 회사의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은 최근 국내 바이오테크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 기술 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2019년 아이프로젠, 지난해 익수다 테라퓨틱스 등 ADC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잇따라 협력에 나서면서 ADC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피노바이오와는 플랫폼 '피노-ADC'를 활용해 고형암 타깃 ADC 항암제 개발을 추진한다. 총 15개 타깃에 대한 기술 실시 옵션을 확보했다. 모든 옵션이 실행될 경우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4280만달러(약 1조7758억원)까지 불어난다.

ADC는 이름 그대로 항체(antibody)와 약(drug)을 접합(conjugate)한 의약품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를 링커로 연결함으로써 마치 미사일처럼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투하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캐롤린 버토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ADC와 관련이 크다. 이들은 '클릭 화학'을 고안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클릭 화학을 유기체에 활용한 것이 '생물직교 화학'이다. 서로 다른 작용기가 만났을 때 다른 단백질, 유기물과 상호작용 하지 않고 오직 정해진 파트너와만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ADC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특히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ADC '엔허투(Enhertu)'가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절반에 달하는 HER2 저발현 환자 대상으로 혁신적 성과를 입증하면서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등 혁신적 성과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시장의 주목도도 크게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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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11년 시젠(Seagen)의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Adcetris)'를 시작으로 엔허투까지 12개 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 중 애드세트리스와 로슈의 '케싸일라(Kadcyla)'는 지난해 기준 각각 19억3800만달러(약 2조7607억원), 21억6900만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스에 따르면 세계 ADC 의약품 시장도 올해 59억달러(약 8조4075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하며 2026년 131억달러(약 18조667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D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는 등 시장 출시가 이뤄지고 있는 엔허투는 2028년 77억4100만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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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리가켐바이오 사이언스, 피노바이오 등이 ADC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레고켐바이오 '콘쥬올(ConjuALL)' 플랫폼을 활용해 'LCB14'와 'LCB73'을 개발하고 있다. LCB14는 중국 파트너사 포순제약이 진행한 1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이 67%로 상당한 성과를 확인했고, LCB73은 익수다가 기술 도입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ADC의 위험 요소로 꼽히는 독성을 극복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애드세트리스에 앞서 2010년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던 화이자의 ADC '마일로타그'는 독성 문제로 승인이 철회되기도 했다. ADC는 세포독성효능을 통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만큼 만약 암세포에 닿기 전에 페이로드가 떨어질 경우 혈액 독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피노바이오는 이에 안전성 및 내성 극복 가능성을 갖춘 캠토테신 계열 저해 페이로드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인 '피노-ADC'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트롭-2' 타깃 ADC 항암제 'PBX-001'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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