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높은 日, '제로차이나' 하면 연 GDP 10% 생산액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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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이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부품 등 대부분을 두 달간 끊는 '제로 차이나'를 하게 되면 가전, 자동차 등의 생산에 차질을 빚게 돼 연간 국내총생산(GDP) 10% 규모의 생산액이 타격을 입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의 탈(脫) 중국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와세다대 토도 야스유키 교수 등이 슈퍼컴퓨터로 추산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2개월간 부품을 비롯한 중국산 제품 80%(약 1조4000억엔) 규모를 수입 중단하면 가전, 자동차, 의류, 식품 등을 만들 수 없게 돼 약 53조엔(약 512조원)가량의 생산액에 타격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일본 연간 GDP의 10% 수준이다.

일본은 다른 국가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높다. 전체 수입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20년 일본은 26%로 미국(19%), 독일(11%)에 비해 크다. 세계화가 활발한 시기에 비교적 인건비 등이 저렴한 중국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값싼 중국산 부품 등을 수입해 가격 경쟁력을 키워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 제품 수입을 하지 않고 이를 일본산 제품이나 다른 지역 제품으로 대체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오르게 된다. 한 일본 조사업체가 가전, 자동차 등 주요 80개 품목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일본이나 다른 지역 제품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해본 결과 연간 13조7000억엔의 비용이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이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한 제조업 순이익 합계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개별 제품으로 보면 PC의 평균 가격은 50% 상승해 18만엔, 스마트폰은 20% 오른 9만엔가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가 공급망 혼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폭이 중국산 제품 수입 차단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기업이 수익성을 높이려면 중국에서의 사업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 등이 발생하면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면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가 지난달 실시한 일본 기업인 1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6%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분리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는 지난달 글로벌 생산 체제를 중국과 중국 이외 지역으로 이분화하는 블록화 전략에 착수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미국 전자업체 애플도 대부분 중국에 있던 생산 거점을 일부 인도로 옮겨 아이폰 14를 인도에서 생산했다. 아이폰의 인도 생산 비중은 2020년 1%에서 2022년 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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