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세계적으로 연간 13억 톤으로 추산되는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적 생산과 윤리적 소비에 기초한 업사이클링 푸드(Upcycling Food)가 식품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의 규모는 약 530억 달러(약 70조원)로 추정된다. 시장은 연평균 4.6% 성장하며 2032년에는 약 833억 달러(약 11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e)의 합성어로 부산물이나 폐기물 같은 상품 가치가 낮은 자원에 새로운 기술을 투입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이다. 리사이클링이 기존과 동일한 가치로 상품을 재사용하는 것이라면 업사이클링은 기존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매년 생산된 식품의 30% 이상이 낭비돼 식량 불안정과 재정적 손실, 환경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음식물의 업사이클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업사이클링 푸드는 식품 부산물로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맥주를 만들고 나온 보리 부산물이나 각종 원재료의 껍질로 새로운 식품을 제조하는 식이다. 맥주를 만들 때 나오는 맥주박은 매립·소각 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시키는 문제가 있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는 낮다는 영양상의 장점이 있어 에너지바와 그래놀라, 제과 등의 상품으로 업사이클링이 이뤄지고 있다.
CJ푸드빌 뚜레쥬르 밀가루의 대체 원료인 밀기울과 리너지 가루를 접목한 식빵인 ‘착한 빵식 통밀 식빵’과 리하베스트가 맥주와 식혜의 부산물로 리너지 가루를 개발해 만든 ‘리너지바’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곡물과 과일, 채소, 생선 등의 껍질 등에도 알맹이보다 더 좋은 영양소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업사이클링 푸드의 재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상품성이 낮은 ‘못난이 농산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색깔이나 크기, 흠집 여부 등 외적 기준에 따른 선별을 거쳐 표준규격상 등급 외로 분류된 못난이 농작물을 버리지 않고 업사이클링을 거쳐 자원을 선순환하는 것이다. 과거 못난이 농산물은 색깔이나 크기 등의 하자로 정상적인 유통경로로 출하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몸에 좋고 무농약 농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해 의식적인 소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윤리적 소비가 강화되면서 업사이클링 산업은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초기 업사이클링 푸드는 재활용 식품이라는 편견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소비자 인식 전환이 더해지며 다양한 업사이클링 푸드가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CJ제일제당이 업사이클링 푸드 전문 브랜드인 ‘익사이클’을 선보여 깨진 조각 쌀과 콩비지가 60% 함유된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선보이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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