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워싱턴DC=문제원 기자]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상수지가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외환보유액도 과거와 달리 충분하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전혀 아니라는 설명이다.
허 이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동행 취재기자단과 만나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IMF는) 한국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걱정도 안 하고 있다"며 "한국은 연간 기준 경상수지 적자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경상적자가 (월간으로) 약간 나도 굉장히 건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허 이사는 "1997년 말만 해도 경상수지 적자가 3~4% 나는 것은 일도 아니었는데, 현재는 굉장히 건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신용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는 "50bp(1bp=0.01%) 안팎에서 움직이는데 국가 부도 가능성을 계산하면 0.9% 수준"이라며 "2008년(금융위기) 부도 확률이 11%까지 올라간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허 이사는 한국의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우리 외환보유고에 대해 "IMF에서 한국 외환보유액 적다는 사람 없다"고 말해왔는데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IMF는 오히려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쌓는다고 지적하는 편"이라며 "또 과거와 달리 정부뿐 아니라 민간이 가지고 있는 외환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허 이사는 노동시장 개혁과 고령화 문제 등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IMF가 한국에 대해 위험하게 보는 부분도 딱히 없지만 굳이 본다면 노동시장 유연성,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정도"라고 했다. 또 "사실 한국이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고령화 문제"라며 "고령화가 되면 사회적으로 모든 게 처지게 된다.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남북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이사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경제공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을 역임하고 2020년 11월부터 IMF 이사로 재직 중이다.
워싱턴DC=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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