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올 겨울 북반구에서 인플루엔자(독감) 확산과 함께 또다른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각국에서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에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에서 또다시 변형이 생긴 BQ.1.1이 확인됐다.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은 BQ로 시작하는 변이와 BA.2.75.2, BF.7 변이가 현재 성장과 중화 데이터 측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변종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BQ.1.1은 아직 국내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상태다.
다양한 새 변이가 등장하면서 확진자도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 세계 주간 확진자 수는 전주보다 6% 감소한 반면, 유럽에서는 오히려 8% 증가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주간 확진자가 전주 대비 42% 늘어난 40만214명 발생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BA.5형 및 BA.4형 하위 변이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는 최근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F.7의 경우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아직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2~8일 미국에서는 BF.7 변이 점유율이 4.6%로 전주(3.3%)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미국은 BA.5 비율이 줄어들고 기타 변이들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BA.5가 전체의 79.2%로 가장 우세하지만 BA.4.6(13.6%), BF.7의 점유율이 뒤따라 매주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세종인 BA.5 검출률이 감소하고 기타 하위 변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기준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 변이 검출률은 직전주 2.4%에서 2.8%로 올랐다. BA.5의 하위 변이인 BF.7의 검출률은 1.3%로 전주(0.3%)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유행한 BA.2의 하위 변이인 BJ.1도 15건 추가 검출돼 검출률이 0.5%에서 1.0%로 높아졌다. 반면 지난달 둘째주 97.4%까지 올랐던 BA.5의 검출률은 90.6%까지 내려갔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세부 변이가 나타나는 상황인 만큼 더욱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청이 발표한 국내 7개 연구팀의 유행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 확진자 규모는 2주 후 하루 2000~2만1000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향후 한달간 확진자 증가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다양한 세부 변이가 등장하고 해외에서 유행이 반등하는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관찰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전문가는 일부 국가에서의 확진자 증가가 완전히 변이 영향만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재유행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톰 벤셀리스 벨기에 루벤가톨릭대 생물학과 교수는 외신 인터뷰에서 "(최근) 새 변이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만은 아니고 면역 약화의 영향이 있다"면서 "다만 변이들이 재유행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행 규모에 대해서는 "올 가을에서 겨울 감염자가 BA.5 재유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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