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이명환 기자] 국내 증시에 초가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 이후에 역대 최저가 기록을 경신한 종목들이 속출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올 초 대비 9월말 기준 600조원이 넘게 증발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장 마감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증시에서 올해 들어 상장 후 역대 최저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종목이 442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가 2656개인 것을 고려하면 16.64%에 달하는 종목들이 상장 후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역대 최저가 기록을 다시 쓴 종목들을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가 77개, 코스닥은 327개에 달했다. 시장별 비율을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사 중 역대 최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8.17%였지만, 코스닥에서는 20.55%나 됐다.
이들 종목의 최저가 경신일은 지난 9월 말과 이달 초에 집중됐다. 올해 역대 최저가를 새로 쓴 442개 종목 중 70%에 달하는 311개 종목이 9월과 10월 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해당 시기에 국내 증시는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로 코스피가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연일 하락세를 그렸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 종목이 올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상장사 2435곳의 올해 초(1월3일)와 9월 말(30일) 시총과 주가 변동현황을 보면 조사대상 중 83.5%에 달하는 2033곳이 이 기간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전체 주식시장의 시총은 2575조원이었으나 1분기(3월 말) 2506조원으로 줄어들더니 상반기(6월 말) 2095조원, 3분기인 9월 말에는 1942조원으로 주저앉았다. 올 3분기 동안에만 시총 규모가 633조원 넘게 날아갔다.
시총 1조 클럽에 든 상장사 수도 3분기에만 70곳 넘게 줄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은 288곳으로, 1분기(1월 말) 273곳→2분기(6월 말) 226곳으로 줄더니 올 3분기에는 213곳으로 더 적어졌다.
다만 국내 증시가 내릴대로 내린 만큼 사소한 호재에도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황을 봤을 때 다시 한번 작은 호재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본다"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배당주, 방어주(통신, 음식료 등) 비중을 늘려가는 가운데 단기적인 트레이딩 전략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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