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미국 증시는 OPEC+의 감산 결정과 미국의 견고한 경제지표 발표로 하락 마감했다. 다만 감산 결정에 대한 정책적인 대응과 경기 침체 우려 확대로 하락 폭은 장 초반보다 축소됐다. 시장참여자들은 경제지표의 세부 항목 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 둔화가 확인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조절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 “美 증시 장 초반 하락 폭 축소, 국내 증시 소폭 상승 전망”
전일 미국 증시는 견고한 경제지표와 OPEC+의 200만배럴 감산 발표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장 초반 2%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세부 항목을 통해 높은 인플레 완화 기대감이 유입되며 나스닥 지수는 0.25% 하락 폭을 좁혀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4%, S&P500지수는 0.2% 내렸다.
경제지표를 보면 ISM 서비스업 지수는 지난달 발표된 56.9를 소폭 하회한 56.7로 발표됐다. 미국 9월 ADP 민간 고용은 20만8000건으로 발표, 지난달 18만5000건을 상회했지만 3개월 평균으로 보면 19만6000건으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직자들의 임금의 경우 지난해 대비 16.2%에서 15.7%로 하향 조정, 3년 내 최대폭으로 둔화됐다. 이직자들의 임금 상승 둔화는 곧 물가지수의 둔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번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경기 둔화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OPEC+의 200만배럴 감산 발표는 국제유가 상승과 국제금리 상승을 끌어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국제유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다음 달 대규모 전략 비축유를 추가 방출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증시는 안정세를 보였다.
이를 고려했을 때 국내 증시는 소폭 상승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수요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졌다는 것도 우호적이다. 한국 증시 약세를 주도했던 관련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전반적인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美 경제 하반기 둔화 국면 진입할 것”
미국의 둔화된 경제지표가 지난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연준이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과 실업률 등을 종전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직후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 노동부가 집계한 구인 이직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8월 구인 건수는 1005만건으로 전월 대비 111만7000건이 감소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0.2%로 큰 폭으로 하향했고 실업률 전망은 올해 3.8% 내년은 4.4%를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미국 경제가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을 고려할 때 하반기 역성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도 실업률의 경우 Fed가 자연실업률로 추정하는 4%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 경제는 하반기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이후 순환 사이클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고 고물가와 거듭된 Fed의 통화 긴축 등의 여파가 실물 경제에도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집계된 경제지표 등의 부진은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고용의 본격적인 둔화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시사하는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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