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해 노벨상 생리의학상은 유전자 분석 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밝혀낸 스웨덴 출신 고고유전학자 스반테 파보(67)가 수상했다.
노벨 재단은 3일 오후(한국시간) 생리의학상을 주관하는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파보를 2022년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보는 1955년 스웨덴 스톡홀롬 출생으로, 1986년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독일 뮌헨대 교수에 임명됐으며, 1999년부터 막스 플랑크 진화동물학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기도 하다.
파보는 대학원 시절부터 홀로 당시로서는 첨단인 유전체 분석 기술(DNA 시퀀싱)을 익혀 사실상 고고 유전학(archaeogenetics)을 개척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고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 등이 현대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 유전적으로 일부 동일하며, 이것이 비만, 당뇨 등 만성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 주최로 열린 설명회에서 "DNA 시퀀싱 기술을 이용해 진화 과정에 대한 엄청난 연구 결과를 수도 없이 발표하면서 최근 미국의 브레이크스루상도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학자"라면서 "인류 진화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연 공로를 인정받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홍성태 서울대 의대 교수도 "고 고유전학 분야는 실용적이지 않아 노벨상을 받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학문적 깊이를 높이 샀다고 봐야 한다"면서 "2020년 코로나19에 유럽인들이 특히 취약한 이유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적 특성 때문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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