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침체 장기화...'거래 수단' 스테이블코인도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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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코인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양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주된 기능이 코인 거래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거래소 보유량 감소는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합산 보유량은 전일 273억9848만여개보다 3억6514만여개(1.33%) 줄어든 270억3334만여개로 집계됐다.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합산 보유량은 지난달 17일 294억8259만여개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 중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테더(USDT)의 경우 거래소 보유량이 전일 전날 81억9459만여개로 파악됐는데 이는 루나 사태 여파가 이어지던 지난 5월2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스테이블코인은 신뢰성에 있어서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1달러에 페깅(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 가격이 하락하자 자매 코인인 루나도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페깅되도록 설계돼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한 헤지 수단 혹은 다른 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쓰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사실상 가상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상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양이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코인 거래 빈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게 되면 코인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달 17일 이후 거래소 보유 스테이블코인이 감소하자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당시 2만3000~2만4000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하락해 지난달 20일에는 2만100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를 시사한 점도 악재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디지털 금융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전국적으로 생성되는 민간 자금이 있다면, 연방정부의 역할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화폐를 창출하며, (이 부문에서) Fed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재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은행 감독 기관이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주 정부와 Fed는 테더 등 비은행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게 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감소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자료를 보면 27일 하루 테더의 거래량은 716억8160만달러(약 102조7484억원)으로 확인됐는데 다음날에는 657억3829만달러(약 94조2293억원)으로 줄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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