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강달러에 S&P500 연중 최저치...다우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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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6일(현지시간) 영국 금융시장발 불안과 이에 따른 강달러,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29.60포인트(1.11%) 떨어진 2만9260.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8.19포인트(1.03%) 낮은 3655.04를 기록했다. 앞서 6월에 기록한 연중 최저치(3666.77)를 갈아치운 것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5포인트(0.60%) 하락한 1만802.92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부동산, 유틸리티주가 부진했다. 부동산기업인 벤타스와 킴코리얼티는 전장 대비 각각 4.37%, 4.09% 하락 마감했다. 유틸리티기업 AES도 5.48% 밀려 이날 가장 부진한 기업들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유가가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며 엑손모빌(-2.06%), 셰브론(-2.63%) 등 에너지주도 부진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시티 등 대표 금융주도 일제히 2%대 낙폭을 나타냈다.


이밖에 리프트는 투자은행 UBS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후 3%이상 밀렸다. AMC 엔터테인먼트는 밈 투자자를 일컫는 APE 명칭의 우선주 관련 보도가 나온후 14.52% 떨어졌다. 반면 윈 리조트, 라스베이거스샌드 등 대표 카지노기업들은 마카오가 이르면 11월부터 중국인 단체여행객을 수용하기로 하며 주가가 12%가까이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이날 파운드화 환율을 비롯한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 국채금리 급등, 강달러,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발언 등을 주시했다.

특히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 급락에 따른 영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며 오전부터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파운드화의 환율은 이날 약 5% 떨어지며 장중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긴축과 강달러 추세 속에 지난주 리즈 트러스 총리 내각이 공개한 대규모 감세정책의 여파로 파운드화 투매가 잇따른 탓이다. 파운드화 환율은 한때 1.09달러까지 올랐다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긴급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면서 다시 주저 앉아 1.06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이러한 파운드화 약세는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맞물려 달러화를 더욱 끌어올렸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14.6을 넘어 20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로화 역시 달러화 대비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달러 초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해외 수익 비중이 큰 다국적 기업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주식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는 역사적으로 금융 위기나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라며 "어떤 것이 무너질지를 경계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GMO의 벤 잉커는 보고서를 통해 "달러 강세가 미국 증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역풍"이라고 분석했다.


긴축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Fed 당국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을 완화하기 앞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영국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유럽 금리는 물론 미국 금리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9%를 넘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3%를 돌파했다.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은의 8월 전미활동지수는 0까지 떨어져 경기 둔화를 시사했다. 댈러스 연은의 9월 제조업지수 역시 -17.2로 전월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7%이상 뛰어 32선에서 움직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각국의 동시다발적인 고강도 긴축으로 경착륙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렉티브 인베스터의 리처드 헌터는 "달러화 강세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증시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라며 "각국의 과도한 긴축에 따른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레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Fed의 잘못된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적하면서 "솔직히 파월 의장이 Fed가 추구해온 부실한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는 1월초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3달러(2.58%) 하락한 배럴당 76.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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