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이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 아시아경제 IPR포럼'에서 '격변과 균형, 복합위기의 시대 세계경제와 투자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달러 사재기' 등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외환당국을 비판했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과 같이 심리가 중요한 시기에 내국인이 제일 발빠르게 자국 통화 약세에 베팅하는 길이 너무나도 쉽고 무제한으로 열려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국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달러를 사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금을 모아서 나라를 구하자고 나섰던 국민들이 이번에는 한국물을 팔고 떠나는 외국인보다 더 맹렬한 기세로 달러 사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 자유화 시대에 내국인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자국 통화 약세 베팅이 무제한으로 열려 있는 것은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외환당국이 수급을 점검하고 유출 요인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내국인도 당국의 달러 방어 능력을 믿고 달러 사재기를 자제한다는 설명이다.
일본 엔화의 절하폭이 우리와 큰 차이가 있지 않은 점도 달러 사재기 규모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일본은 단 한 차례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 미국과 금리 역전 현상이 극심한데도 엔화는 원화보다 약간 더 절하되는 데 그치고 있다"며 "기축통화로서 엔화의 저력과 대외 순자산이 우리보다 월등히 많은 일본의 사정도 작용하겠지만 내국인의 달러 사재기 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1987년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재부 제1차관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경제 정책통이다. 세계은행에서 5년간 선임 재무 전문가로서 재직했으며,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예측한 국제금융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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