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부산에서 한국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이 구속됐다.
부산지법은 한국 출장 중 이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에 대해 영장 실질심사를 끝내고 이날 오후 6시 50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외국인들은 ‘외교관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한국 경찰에 조사받는 것을 거부했지만 법원은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아 도주 및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구속을 결정했다.
라이베리아 외교관과 공무원인 이들은 지난 22일 부산에서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돼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다.
25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 11시께 부산 동구의 한 호텔에서 라이베리아 50대 남성 A 씨와 30대 B 씨가 여중생 2명을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A 씨와 B 씨는 부산의 한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난 여중생 2명을 자신들이 투숙하고 있는 호텔로 유인해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A 씨와 B 씨가 10여분간 호텔 객실문을 잡고 열어주지 않자 비상 열쇠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이들을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A 씨는 라이베리아 간부급 공무원이며 B 씨는 외교관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주최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두 사람은 범행 뒤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으로 내용은 알려줄 수 없고 형사 사건의 경우 속지주의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이 한국에서 외교관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국제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으로 면책특권을 규정한 비엔나협약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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